

라틴의 핏줄이 언듯 드러나는 외형을 가진 사내였다. 시꺼먼 곱슬머리와 시꺼먼 눈동자, 짙은 피부색과 각지고 굵은 얼굴선이 유독 그랬다. 숱 많고 굵은 머리칼은 언제나 7:3으로 나눠져 빗질 되어 있었고, 짙은 눈썹은 호기로운 모양새로 뻗어 있었다. 아래로 보이는 눈동자는 꺼멓다는 것 외에는 표현이 불가능할 정도로 짙은 고동색이었으며, 눈꼬리가 매섭게 올라가 있다. 원체 사납게 생긴데다 덩치 역시 그에 걸맞게 컸으므로, 좋은 인상이라 표현하기엔 어려울 것이다. 사내의 바코드는 왼쪽 눈을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형태이며, 눈을 감았을 때 그 모양이 온전해진다. 코트와 제복은 변이 능력 탓에 왼쪽만 민소매로 개조하였으며, 언제나 코트를 입고 다닌다. 무릎 아래까지 오는 부츠를 신고 있다. 특수장치 밑으로 개조된 원래의 팔은 회색이다.

Control Freak
사내는 어릴 적부터 모든 것을 제 손 안에 두지 못 하면 이골이 났다. 일의 순서, 준비 과정, 결과… 모든 것들은 제 바람대로, 제 손 안에서 이뤄져야만 했으며 그렇지 않으면 화를 참지 못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탓에 그는 어릴 적부터 계획을 세웠고, 계획에 따라 행동했으며, 그에 걸맞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는 지금도 강박처럼 이어져 제가 관여하는 모든 일들―심지어 식단 까지도!―을 제 뜻대로 조종하려 드는 것에 이르렀다. 공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이와 같은 강박을 최대한 잠재우려 노력하고 있다.
무한한 신뢰
사내는 자신을 신뢰하는 것에 있어 두려움이 없었다. 그 어느 때도 자신을 믿었으며, 제 능력을 믿었고, 제가 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곤 했다. 사내는 제 실패를 어떤 술수를 통해서든 승리로 바꿔낼 자신이 있었고, 그런 전적 역시 많았다. 겁 없고 오만한 젊은이. 그것이 사내의 오랜 별명이었으며, 지금 역시 종종 그와 엇비슷한 평가를 듣곤 한다.

[신체 변이 및 강화 능력]
체내의 에너지를 몸의 일부분으로 응축시켜 신체의 강도와 재질, 크기를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으로, 안정성과 효율성을 고려하여 왼팔을 주로 강화한다. 이능력 발현 이후 다른 신체 부위의 변이를 시도한 적이 없기 때문에, 다른 신체 부위의 변이는 불가능할 것이라 짐작된다. 변이된 모양은 위의 그림 참조.
변이 후, 팔의 길이가 약 1.5배 가량 길어지고, 크기는 2배 가량 커진다. 강도 역시 일반적인 총이나 칼로는 쉽게 상처낼 수 없는 정도로 단단해지며, 팔의 근력 역시 평소의 20배로 변한다. 손톱 역시 날카롭게 벼려져, 힘을 줘 자른다면 7~8cm 두께의 철판을 쉬이 가를 수 있다. 하루 최대 3시간 가량 이와 같은 변이 상태를 유지할 수 있으며, 3시간이 지난 후(보조 장치를 착용하는 경우 3시간 30분)부터는 서서히 살점들이 녹아 내리며 일반적인 팔의 형태로 돌아온다. 또한, 팔과 이어진 왼쪽 어깨~가슴 부분에 일정 이상의 출혈이 일어나게 되면 마찬가지로 살점이 녹아 내려 일반적인 팔의 형태로 돌아온다.
패널티 - 능력의 사용 시간과 관계 없이 한 번 변이를 끝낸 이상 최소 30분의 휴식을 취해야 한다. 3시간이라는 최대 사용 시간을 넘기거나, 출혈로 인해 살점이 녹아 일반적인 팔의 형태로 돌아온 경우 28시간 이상의 휴식을 취해야 능력을 재사용 할 수 있다. 능력 사용 후 약 20분 간 팔에서 아무런 감각을 느낄 수 없으며, 팔이 마비된 것처럼 움직일 수 없게 된다.
[개인전투무기]
보조 장치(에너지 응축기) : 체내의 에너지를 팔로 쉽게 이동시키고, 흐트러짐 없이 유지시키는 것을 돕는 보조 장치이다. 능력을 사용하게 되면 동그라미들이 붉은 선으로 이어지며, 붉은 선이 다 이어짐과 동시에 변이가 시작된다.
보조 무기(권총) : 능력 사용 후 무력화 상태가 되었을 때를 위해 소지하는 일반적인 권총이다.



2월 16일 생.
왼손잡이. 효율적인 권총 사용을 위해 오른손으로 사격하는 것을 연습했다.
저보다 나이 많은 이들을 부를 때 선생이라는 호칭을 사용하곤 한다. 존댓말은 상사를 제외한 그 누구에게도 하지 않는다.
수집벽이 있다. 십대 시절에는 종이책을 수집했고, 이십대 초반에는 갖가지 빛나는 것들―예컨대, 싸구려 보석이나 조잡한 장신구 같은―을 모았다. RUST 군에 든 이후에는 일기를 쓰는 것을 수집 대신으로 두고 있다.

담배
수첩


다니엘 디미르: "나도 눈이 있어서 오른쪽에서 공격이 온다는 것 쯤은 알아, 디미르. 그런 말 할 시간에 네 몸부터 지키도록 하지?"
사내는 유독 능력 발현부터 적응까지의 시간이 길었다. 몇 주의 가혹한 훈련 탓에 제 팔을 '사용'할 수는 있었지만, 변이된 신체의 상태를 제 스스로 진단할 수는 없었다. 몇 번의 실전 임무를 끝낸 사내는 탈골, 인대 파열, 심각하게는 골절까지를 달고 살았고, 탓에 휴식기간에는 빈번히 앓아 누웠다. 이를 보다 못 한 상부에서 그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자를 전투 파트너로 동행시켰다. 그 파트너가 바로 다니엘 디미르, 관찰안을 가진 청년이었다. 처음, 제 파트너가 저보다 열 넷은 어린 조그마한 아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사내는 어이 없음을 감추지 않았고 그의 능력을 신뢰조차 하지 않았다. 청년의 말을 듣지 않아 중상을 입거나 위험에 처한 적이 몇 번이고 있었지만, 그의 자존심은 명령을 따를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제법 오랜 세월을 전장 위에서 등을 맡기고 보낸 지금, 사내는 RUST 군 내의 누구보다 청년을 신뢰하며, 종종 임무 후 뒷풀이를 함께하기까지 한다.
라쉬드 알 파리흐: "게임을 좋아한다고 했나."
사내가 알 파리흐를 처음 만난 것은 그가 공군 유니폼을 입고, 알 파리흐가 연구소 가운을 입고 있을 때다. 알 파리흐가 개발하는 전투 로봇을 테스트하는 것이 사내가 속한 부대의 임무였고, 탓에 그들은 제법 자주 낯을 마주했다. 그 곳에서 끝날 줄 알았던 만남이 RUST군에서도 이어졌고 사내는 알 파리흐의 웃는 낯과 가식적인 성격을 꺼려했지만, 알 파리흐의 두뇌와 능력, 그리고 로봇에 대한 지식을 이용하기 위해 그를 만날 때면 그런 속내를 숨긴다. 그러나 사내는 그의 과거에 대해 어렴풋이 알았고, 그 역시 자신의 과거에 대해 어렴풋이 알고 있었으므로 경계심과 함께 종종 그를 비꼬는 어조의 말들을 내뱉기도 한다.
미르하 헌팅스: "환상에 그지 없는 것을 쫓는군."
처음엔 아무 사이도 아니었다. 켄릭 지아코베, 사내는 미르하 헌팅스를 그저 그런 동료 정도로만 취급했고, 아마 미르하 헌팅스 역시 마찬가지 였을 것이다. 그러나 함께 한 임무에서 사내는 임무를 끝마친 헌팅스가 신에게 감사 기도를 드리는 것을 보았고― 사내는 도무지 이해하지 못 했다. 왜 우리가 직접 이뤄낸 것을 신의 축복처럼 여기고 감사하는가. 사내는 헌팅스, 그의 행동이 굉장히 미련하다 여겼다. 그것이 발단이다. 사내는 헌팅스의 종교적 신념을 무시하기 시작했고, 그를 노골적으로 비웃기 시작했다. 헌팅스의 종교 활동을 홀로 서지 못 하는 자들이나 할 법한 행동이라며 깔봤다. 사내는 계속해서 무례하게 굴었고, 처음에는 그를 납득시키려 노력하던 헌팅스도 이제 더 이상 그의 무례함을 참지 못 한다.

